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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곡식을 먹는다.  충분히 씹어 먹는다.  조금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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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통밀떡을 먹기 시작한 뒤로 엄청난 배변양과 함께 배가 조금씩 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배꼽 바로 윗 부분에 백원짜리 동전 정도 크기 부터 편해지기 시작했는데 하루하루 지날수록 그 범위가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조금씩 넓어져 아랫배 전체가 편해졌고 나중에는 아랫배 맨 아랫쪽 깊은곳, 직장 맨 마지막 꼬리척추뼈와 항문 있는 곳까지 시원해졌습니다. 변을 볼 때 그 부분에 있는 변까지 시원하게 빠져나가는 것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꼈을 때의 그 시원함이란 거의 감격스러울 지경이었지요. 

  그뒤로는 범위가 점점 배꼽 위쪽으로도 넓어지며 시원해지기 시작하더니 폐부 전체와 간있는 곳 전체, 곧 오장육부 전체가 그렇게 편하고 시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그 편안함이란.

'이야, 속 편하다는 말이 바로 이런 말이었구나!'

하루에도 수십번씩 탄성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그때서야 비로서 속편하다는 우리말이 어떤 뜻인지 처음으로 온전히 깨달았습니다. 

  속편하다, 뱃속 편하다는 말은 마음이, 온 마음이 편하다는 말이었고 뱃속과 마음이 따로 떨어져 있는게 아니라 하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속편하다는 말은 오장육부 하나하나 모두 편하다는 말이었고 온 마음이 편하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인가 온 세상이 더없이 아름답고 감사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전과 다름없는 똑같은 풍경인데 새삼 오늘 보는 세상은 왜 그렇게 감사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인지또다시 한번 더 눈을 감았다 뜨고 다시 또 보아도 그 똑같은 세상은  왜 그렇게 감사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저는 그때까지 세상을 헛살아 왔음을 절실히 깨닫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까지 보아왔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똑같은 세상임에도 또 다른 세상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정말, 정말 전혀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통밀떡을 먹기시작한지 한달쯤 돼서 찾아온 변화는 몸도 가벼워지고 머리도 맑아졌지만 무엇보다 온 뱃속, 오장육부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편해지면서 마음의 평화와 감사함을 느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달이 되기 전 그러니까 속이 점점 편해져 가면서 몸에 일어나는 또 한가지의 작은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인가 부터 몸이 근질근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근질근질하다는 게 가렵다는 게 아니라 몸을 가만히 둘 수가 없게끔 몸에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팔이라도 뻗어보고 허리도 쭉 펴보고 허리를 이리저리 돌려보지 않으면 안되는 상태가 찾아 오더니 그뒤로는 그것만으로는 안되어 하다못해 산책이라도 하면서 팔도 이리저리 휘저어 보고 또 달리기 라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곧 어떤 형태로든 운동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상태가 찾아왔고 그 강도는 점점 세어졌습니다.

 

  오장육부에 끼어있던 독소가 빠지자 자연히 오장육부외에 온몸 여기저기 끼어있던 독소 찌꺼기들까지 빠지고,  그동안 독소들 때문에 움츠러있던 근육들이 지지개를 피지 않으면 않되는 상태가 오게 된 것이지요. 저수지 둑이 터지면 저수지 상류에 있는 물까지 빠지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물론 저는 그곳에 자취를 시작하면서 산책은 하루에도 몇차례씩 하였지만 몸에 그런 변화가 찾아오면서부터는  아침마다 근처 낮은 동산에 올라 국군도수체조를 2,3회씩하고  달리기도 하면서 조금 운동 강도를 높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때로는 하루종일 들길로 산길로 해메고 다녔지요. 

 

  한달이 되었을 때 오장육부가 시원해졌다면 두달이 다 되었을 때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온몸이

말할 수 없이 가벼워졌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첫달에도 몸이 가벼워진 걸 느낄 수 있었지만 두달째 느끼는 정도는 차원이 많이 달랐습니다. 어찌나 가볍게 느껴졌는지 한번 발돋움을 하면 마치 무협영화처럼 공중으로 한없이 솟구쳐 몸을 제어할 수 없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그런 꿈들을 많이 꾸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꿈은 사업을 접은데 대한 무의식의 반응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제 꿈이 너무도 컸고 그것은 이룰 수 없는 헛된 꿈이 아니라 손만 내밀면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그런 꿈이어서 그 꿈을 접은 데 대한 충격이 거의 트라우마일 정도였으니까. 

하여간 두달째 접어들자 제몸이 날아갈 듯이 가벼워졌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어느날 아침, 여느날과 다름없이 산에 올라 체조를 시작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체조를 하기전 무심코 좌우로 팔을 벌리는 순간, 양쪽 팔을 따라서 손끝 쪽으로 무언가 힘이 쭉 뻗어나갔습니다. 두 번 세 번 같은 동작을 반복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른 쪽 팔을 뻗으면 오른쪽을 팔을 따라서 왼쪽 팔을 뻗으면 왼쪽 팔을 따라서 쭉 뻗어나갔습니다. 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앞쪽으로 발을 뻗으면 허벅지쪽에서 발쪽으로 쭉 뻗어나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렸을 적 읽었던 무협지의 운공조식하는 장면이 떠올랐고, 저는 망설이지 않고 그것이 기라고 느꼈습니다.

  손을 뻗을 때마다 기의 움직임이 마치 눈에 보이는 것처럼 확연하게 느껴졌습니다. 주먹을 쥐고 앞으로 뻗으면 주먹 쪽으로 가는 기가 얼마나 세게 느껴졌는지 기가 잔뜩 몰려있는 제 주먹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 이 주먹으로 사람을 치면 시람이 죽겠구나. 

  너무나 분명하게 느껴져서 섬뜩해질 정도였습니다. 

 

  두달이 지나고 석달째에 접어들자, 물론 그전부터 조금씩 느껴지긴 했지만 머릿속 전체가 점점 더 맑고 시원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간과 이마부분에서부터 정수리는 물론 머리 뒤쪽까지 그렇게 맑고 시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얼마나 신기했던지 그 옛날 절세의 고승들이 천리 밖의 일도 지척처럼 내다보았다는 전설 속의 일화들이 결코 거짓말이 아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겨우 삼개월 남짓 시간에도 이 정도로 정신이 맑아졌는데 평생을 정갈한 음식만을 먹으며 몸과 정신을 닦은 그분들의 경지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는 그 삼개월 동안에도 하루 청자 담배 한갑에 저녁이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최소 소주 이홉 한병은 강술로 마셨음에도 그 정도였으니...

 머릿 속이 맑고 시원해지자 마치 수정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수정 속에 또 다른 내가 들어가 나를 보고 있는 것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니 내가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 미간 뒤 이마쪽은 텅빈 상태로 변하고, 텅빈 공간 뒷쪽, 뇌간에 또 하나의 눈이 생겼고 그 제 삼의 눈이 나와 세상을 내려다 보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것은 태어나서 처음 겪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새로운 영적시야가 열리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눈에 보이는 모든 세상 풍광이, 길가의 작은 풀 한포기까지 한없는 경외감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 경외감 속에 잔잔한 마음의 평화가 밀려오면서 몇번이고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곤 했습니다.

 

 

 
질문)  머리는 수정같이 맑고 뱃속이, 위, 장은 물론 간, 폐 등 오장육부가 편한 사람이 어떤 병에 걸려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앞으로 어떤 병에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통밀떡이야기'는 어떠한 상업적광고도 거부하며 철저히 비영리를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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